5 min read

윈도우 10 RS5의 파일 삭제 버그

윈도우10 RS5 업데이트가 공개 이틀만에 중단됐는데, 특정 경우에 사용자 파일이 삭제되는 문제 때문이랜다.

윈도우에는 "알려진 폴더 리다이렉트(Known Folder Redirect, KFR)"라는 기능이 있다. 탐색기를 켜고 홈 디렉터리에 들어가보면 바탕 화면, 문서, 음악, 다운로드 같은 일련의 디렉터리가 있는데, 이게 "알려진 폴더"이다. 일종의 시스템 디렉터리이고, 기본값으로 C:\Users{username}\ 밑에 각각의 이름으로 디렉터리를 만들어서 연결된다. 예를 들어 바탕화면은 기본값으로 C:\Users{username}\Desktop 디렉터리에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이 "알려진 폴더"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윈도우 포맷을 자주 하는데 백업이 귀찮다거나, SSD 용량이 부족해서 다른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려는 경우 등이다. 이렇게 "알려진 폴더"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기능이 KFA이다. 필자도 같은 이유로 "알려진 폴더"를 모조리 D드라이브 하드디스크로 옮겨서 쓰고 있다.

다운로드 폴더

"알려진 폴더"의 등록정보를 열고 위치 탭에 들어가서 손쉽게 옮길 수 있다. 위치를 변경하면 "기존 파일도 옮기는게 좋은데 옮길래?" 물어본다. 기존 디렉터리를 안 쓰려고 옮기는 것이니까, 그 안에 저장되어 있던 파일도 새 위치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존 파일을 모두 옮기면 기존 디렉터리는 알아서 지워준다.

그런데, 이렇게 위치를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기본값 디렉터리가 다시 만들어지는 버그가 있다. 예를 들어, 홈 디렉터리를 열어보면 바탕 화면이 두 개가 보이는 것이다. 하나는 옮겨간 위치, 다른 하나는 기본값 위치다. 바탕 화면 뿐만 아니라 문서, 다운로드 가리지 않고 불규칙하게 발생한다.

KFR 버그

원인은 모르겠지만 윈도우10으로 바꾼 이후부터 생긴 것으로 기억한다. 윈도우10이 2015년 7월에 나왔으니 벌써 3년이나 되었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장기간 방치된 것 같다. 사실 저렇게 홈 디렉터리에 두 개가 보인다고 해서 컴퓨터 사용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니까, 좀 거슬릴지언정

이 문제를 RS5에서 해결한 것 같은데, 문제는 그 뒷정리 과정이다. 여하튼 만들어진 유령 디렉터리를 제거해야 하는데, 특정한 경우에 그 유령 디렉터리 안에 사용자 파일이 남아있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케이스는 다음과 같다.

  • "알려진 폴더"를 옮기면서 기존 파일의 이동을 거절하거나, 또는 파일이 대량이라 이동 도중 이를 취소한 경우. 이런 문제는 "알려진 폴더"를 다른 파티션이나 디스크로 옮길 때 주로 발생한다.
  • "알려진 폴더"를 원드라이브 동기화 폴더 안으로 옮긴 경우. 이 경우에도 파일 이동이 발생하는데, 이동 도중 용량 부족(...)으로 이동이 거절되거나, 사용자가 취소할 수도 있다.
  • 원드라이브 기능 중 "자동 저장"이라는 기능이 있다. 문서나 사진 디렉터리를 자동으로 원드라이브 밑으로 옮겨주는데, 오래된 버전의 원드라이브 클라이언트에서는 이 때 기존 파일을 옮기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어쨌든. 유령 디렉터리 안에 사용자 파일이 있으면 당연히 지우면 안 된다. 그런데 RS5 업데이트에서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용자 파일을 검사하는 절차 없이 그냥 냉큼 지워버렸다는 것이 이번 파일 삭제되는 문제의 원인.

이틀만에 업데이트 배포가 중단되었고, 또 며칠 지난 현 시점에서는 사용자 파일이 삭제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업데이트 배포를 시작한 것 같다. 유령 디렉터리가 생성되는 문제가 해결된 것인지, 이미 생성된 유령 디렉터리가 비어 있다면 삭제하는지 남겨두는지도 불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