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0에서 WOL이 되지 않는다
이런저런 문제로 회사에서 집 컴퓨터에 원격 접속을 해서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집 컴퓨터를 24/7 켜 두기도 내키지 않는다. 필요할 때 누군가 대신 전원을 켜 주면 좋겠지만 혼자 사는걸...
다행히 요즘 나오는 거의 모든 메인보드와 공유기는 Wake-on-LAN 기능을 지원한다. 기술적 원리는 넘어가기로 하고, 여하튼 24/7 켜져 있는 공유기 관리자 페이지에서 버튼 몇 번만 클릭하면 컴퓨터 전원을 켤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안 된다. 메인보드 설정에서 WOL 관련 기능을 모두 켜 주고, 윈도우에서 LAN카드 드라이버도 최신으로 바꿔주고, WOL 설정도 다 체크해 봤지만 안 된다. 허허 뭐가 문제일까.
일단 절전 모드에서는 WOL 기능이 작동한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건 시스템 종료 상태에서도 WOL 기능이 작동하는 것이다. 왜 안될까... 하고 컴퓨터 뒷면을 관찰해 보니, 절전 모드에서는 LAN카드의 LED가 반짝거리지만, 시스템 종료 상태에서는 LAN카드가 꺼진다. 전원이 완전히 차단된다는 것이다. 윈도우 7 시절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검색을 조금 해 보니, 윈도우 10은 전원 설정에서 빠른 시작을 꺼 줘야 WOL이 작동한댄다. 허허 진짜? 하고 빠른 시작을 껐더니 어 된다. 전원 종료 상태에서도 LAN카드의 LED가 켜져 있고, WOL 기능도 작동한다. 일단 증세는 해결. 대부분은 여기에서 끝나겠지만, 뭐가 원인인지 궁금하여 검색을 좀 더 해 봤다.
윈도우 트러블슈팅 사이트에서 Wake on LAN (WOL) behavior in Windows 10 라는 글을 발견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윈도우 10에서 빠른 시작이 켜져 있을 때 시스템 종료를 누르면 하이브리드 셧다운(S4)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이 상태는 사용자 세션은 종료되지만, 윈도우 커널은 하이버네이트 상태로 살아 있는 상태이다.
- 사용자가 시스템 종료를 선택하는 목적은 완전한 전원 끄기(전원을 분리해도 되는 상태) 이므로, 의도치 않은 시스템 재시작을 방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셧다운 상태에서는 명시적으로 WOL 기능을 꺼 버린다.
- 따라서 윈도우 10에서는 절전 모드(S3)나 최대 절전 모드(S4) 에서만 공식적으로 WOL을 지원한다.
- 위 2항과 같은 이유로, 종래의 셧다운(S5) 단계에서 윈도우는 WOL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S5 단계에서는 윈도우 커널이 완전히 종료된 상태이므로, 메인보드 설정에 따라 대기 전력이 LAN카드에 공급될 수 있고, 이 경우 (윈도우와는 무관하게) WOL이 작동할 수 있다.
허허... 좀 이해가 안 되긴 하지만, 여하튼 윈도우는 시스템 종료 상태에서는 WOL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빠른 시작을 사용하지 않으면, 메인보드 기능에 따라 WOL을 쓸 수는 있다고 한다. 그래서 빠른 시작을 끄면 WOL이 된다는 결론이다.
굳이 빠른 시작을 켜 둔 상태로 WOL을 사용하고 싶다면, 시스템 종료 대신 절전 모드나 최대 절전 모드를 쓰면 된다. 빠른 시작을 ON/OFF 해 보면서 체감 성능차이를 보고 결정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