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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Type A-C 케이블의 저항 문제

참고 문서 : https://www.chromium.org/chromium-os/cable-and-adapter-tips-and-tricks

2016년 들어서 USB Type C를 적용한 기기가 다수 발매되면서, 케이블 호환성 문제가 뻥뻥 터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USB Type A-C 케이블이 문제다.

USB Type A, B, C

USB Types

from http://www.datapro.net/techinfo/what_is_usb_type_c_usb_c.html

간단히, 그리고 부정확하게 설명하자면, USB Version 2.0, 3.x 같은 "버전"은 속도 규격을 지칭한다. 반면 USB Type A, B, C 같은 "타입"은 커넥터의 모양을 지칭한다. 물론 버전에 따라 사용가능한 커넥터 타입도 바뀌므로 둘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의하는 대상이 다르다.

USB Type A, B

USB 1.x, 그리고 2.0에서는 Type A, B를 정의하여 사용하였다. Type A는 흔히 볼 수 있는 가로로 길쭉한 사각형이고, Type B는 정사각형이다. 반면 컴퓨터나 충전기 같은 소스(호스트, 업스트림) 장치는 Type A를 사용한다. 프린터 같은 싱크(peripheral, 다운스트림) 장치는 Type B를 사용한다.

표준에서 그렇게 쓰도록 되어 있기에, A-A 케이블은 거의 보기 힘들다. 시판중인 A-A형 파일전송 케이블은 중간에 컨버팅 로직이 들어가서 A-B-A 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반면 B-B 케이블은 아예 제작을 안 한다. 물론 돈주면 만들 수는 있지만 별반 쓸모가 없다.

USB 2.0은 (VCC, D+, D-, GND) 4핀을 사용하고, USB 3.x은 여기에 고속전송 페어 (SSTx+, SSTx-, SSRx+, SSRx-, GND) 5핀이 추가된다. USB 3.x Type A는 커넥터-케이블간 상/하위 호환이 되지만, Type B는 커넥터-케이블간 일방향 호환(3.0 커넥터에 2.0 케이블을 꽂는 것)만 된다.

USB Type Mini-A, B, Micro-A, B

USB Type A, B는 휴대폰 같은 소형 장치에서 사용하기 어려워서, 더 작은 크기인 mini-A/B와 micro-A/B가 추가로 정의된다. mini, micro 또한 쓰임새는 같다. mini-A, micro-A는 소스 장치, mini-B, micro-B는 싱크 장치에서 쓰도록 되어 있다.

여기에 OTG 지원이 추가되면서, 소스 및 싱크로 모두 작동할 수 있는 장치(휴대폰)가 등장하였고, 이에 micro-B 규격은 ID 핀을 추가하여 5핀으로 구성되었다. ID핀의 상태에 따라 B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소스 장치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원래 이런 경우 사용하라고 mini-AB, micro-AB 커넥터가 정의되어 있다. 글자 그대로 A/B 케이블을 둘 다 꽂을 수 있는 물건이다. 한때 소니 등 일부 제조가사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USB 3.x은 mini-A, micro-A 규격이 존재하지 않으며, mini-B, micro-B 규격만 정의되어 있다. 특히 micro-B는 크기가 작아 핀 추가가 어렵기 때문에, 아예 슬롯 모양이 다르다. mini-B는 상/하위 호환이 되지만, micro-B는 하위 호환만 된다.

USB Type C

USB 3.1이 정의되면서 USB Type C가 새롭게 정의되었다. 이 Type은 둥근 모서리를 갖는 플러그를 방향 구분 없이 꽂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또한 핀 수도 대폭 증가하여, 다음 그림과 같이 한 면당 12핀씩 양면 24핀을 사용한다. 양면 대칭구성 때문에 실제 사용하는 핀은 이보다 적지만.

Type-C Connector
from USB Type-C™ Overview

Type-C는 소스/싱크를 포트 모양으로 구분하지 않으며, CC 핀을 이용하여 두 장비가 협상하도록 바뀌었다. 이 CC핀이 Type C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케이블의 위/아래 판단 및 소스 장비에서 제공가능한 최대 전류량을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USB Power Delivery (USB-PD) 프로토콜에 따른 전력 전달 협상 또한 CC핀을 이용하여 진행된다.

케이블 연결형태

A A(SS) B B(SS) micro-B micro-B(SS) C
A 2.0 2.0 2.0 2.0 2.0
A(SS) 2.0 3.x 2.0 3.x 3.x
B 2.0 2.0 2.0
B(SS) 2.0 3.x 3.x
m-B 2.0 2.0 2.0
m-B(SS) 2.0 3.x 3.x
C 2.0 3.x 2.0 3.x 2.0 3.x 3.x

USB Type C와 기존 Type A 충전기의 호환성

USB Type C로 넘어오면서 USB-PD를 이용한 고속 충전을 지원하게 된다. 기존의 500mA/900mA 제한을 넘어서, 최대 20V-5A까지 충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Type C 케이블은 (한쪽만 Type C더라도) 최소 3A 전류를 전송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야 한다. 전력 공급용으로 특별히 설계 제작된 케이블은 5A까지 지원하여, 이를 이용하면 100W (20V-5A)까지 전송할 수 있다.

USB 3.0 Type C 충전기를 사용할 때

USB 3.0 Type C 충전기는 5V 1.5A 내지는 5V 3A를 지원하도록 제작된다. 물론 9V, 12V, 내지는 20V까지 지원할 수 있지만, 이건 USB-PD 프로토콜에 따라 협상이 진행된 뒤의 일이다.
여하튼, PD 협상을 하기 전에 충전기에서 보낼 수 있는 최대 전류량을 CC 핀에 풀업저항을 달아서 전달한다.
최대 전류량 1.5A인 충전기는 22k 저항을, 최대 전류량 3A는 10k 저항을 사용한다.
이 경우 아래와 같은 회로가 성립하며, 휴대폰에서 충전기를 인식하여 고전력을 올바르게 당겨올 수 있게 된다.
(* PD 협상에 따라 높은 전압을 사용하는 경우, Vbus 전압이 5V – 9V – 12V – 20V 사이에서 전환된다.)

USB Type A 충전기를 사용할 때

USB Type A 충전기는 CC핀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Type A-C 연결은 케이블이나 젠더 내부에 풀업 저항을 달아줘야 한다.
이 때 저항값은 56k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56k 풀업 저항값을 확인하면, 휴대폰은 충전기가 구형 충전기임을 감지해 낼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USB Battery Charge나 퀄컴 퀵차지 같은 기존 고속 충전 기술을 사용하거나, USB 표준대로 900mA / 500mA 전류를 당겨오게 된다.

다만 퀵차지 등 서드파티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CC핀에 5V를 걸어야 하므로 전압을 올릴 수는 없다.
즉 전류량만 조절가능한 반쪽짜리 고속충전이 된다.

잘못된 경우

그렇다면, 케이블이 잘못 제작되어 케이블 내부에 10k CC 풀업저항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아래 그림과 같이 회로가 구성된다.
이 경우, 휴대폰에서는 Type C 충전기로 잘못 판단하며 3A를 당겨오게 뙨다.
충전기가 3A를 잘 버텨준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1A짜리 충전기라면? 충전기가 과열되어 파손된다. 화재 위험성도 있다.

일부 케이블이 호환성을 문제로 이렇게 강제로 3A 충전기로 인식시켜서 충전기나 휴대폰 장비 파손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일부 제조사에서 판매중인 USB A-C 고속충전 케이블이 잘못 제작되고 있어서 한창 이슈가 되고 있다.
최신 휴대폰이나 구글 픽셀 등의 노트북에서 Type C 사용하면서 문제가 됐으니, 벌써 1년쯤 된 것 같다.

Type A-C 케이블을 구매하려면 내부 저항이 56k 제대로 달려 있는지 확인해 해 봐야 하겠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