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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tter의 대항마, Bluesky와 Mastodon을 써 본 경험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로 트위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우하향이다. 광고가 졸라 많이 뜨기 시작하고(심지어 이거 Blue 유료구독을 해도 뜬다. "적게" 뜰 뿐) 서버 안정성도 개차반이 되었으며, 서드파티 클라이언트에 API 리미트가 도입되고 트윗덱이 차단되는 등 여하튼 개악일변도.

그 틈을 치고 트위터를 대체하겠다는 소셜 플랫폼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이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페디버스Fediverse를 외치고 있는데 뭐 자세한건 모르겠고. 벌써 개발된지 몇 년 된 Mastodon, 그리고 트위터에서 파생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는 Bluesky를 써 봤다.

tl;dr - 둘 다 전성기의 트위터를 따라잡기에는 부족하다. 기능 면에서도 그렇고 사용자 면에서도 그렇고.


일단 Mastodon. ActivityPub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루만에 3천만명 사용자를 모았다는 Meta Threads도 조만간 ActivityPub을 지원하여 페디버스와 연합을 지원할 거라고 하는데, 언제 할 지는 모르겠다. 가입자 끌어모으는데 도움되는 건 아니니까 아마 느긋하게 할 거다.

여튼 Mastodon은 독립된 서버 개설이 상대적으로 쉬운 탓에(그리고 이걸 장려하고 있고), 트위터마냥 거대하게 운영되는 서버는 손으로 꼽을 정도고 대부분이 개인이 운영하는 영세 서버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내가 쓰고 있는 서버가 언제든 샷다 내리고 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오픈 플랫폼이니만큼 데이터 백업해서 타 서버로 이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이주가 잘 된 사례를 본 적은 없다. 사업자가 안정되게 운영하는 서버는 가입이 막혀있기 일쑤고.

그럼 내가 직접 서버를 운영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래서 나도 직접 서버를 파서 운영하고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의 무료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하면, 스토리지 비용으로 한달 3.00 SGD, 약 3천원 미만 금액만 지불하면 운영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건 서버 운영 관련 지식이 좀 있어야 가능하고, 적은 돈이더라도 서버 비용이 지출되는 것도 사실이다. 도메인 비용도 1년에 몇 만원 정도 별도로 나가고.

ActivityPub은 W3C에 의해 표준화되어 있고, 복수 플랫폼이 이 프로토콜을 지원하여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Mastodon 외에도 Misskey가 존재하며, Misskey를 이용한 서버 또한 손쉽게 개설이 가능하다. 위에서 기술한 것처럼 Meta Threads도 조만간(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ActivityPub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서비스지만 표준에 의해 상호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서버 사이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물론 서버마다 기능이 다르고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 통합은 안 되지만, 여하튼 이렇게 여러 서버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이다. 참고로 이렇게 여러 서버가 느슨하게 연계한 소셜 네트워크를 연합 우주(Fediverse - Federation + Universe)라고 부른다.

Mastodon / Misskey는 내가 팔로우하는 유저들의 툿/노트만을 모아두는 타임라인, 각 서버 내에서의 공개 타임라인, 그리고 연합 우주의 공개 타임라인이 별도로 존재하며 이 부분을 이해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다음으로 Bluesky. 블록체인 기반의 AT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트위터의 사내 프로젝트에서 시작해서 아예 회사 차리고 새로 나갔다고 한다. 여하튼 프로토콜이 다른 탓에 ActivityPub 기반의 Mastodon이나 Misskey 서버와는 통신할 수 없다. 이 부분은 감점요소라고 해야 하겠다. 과연 얼마나 호환성 넘치게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가 아는 한 현재로서는 서버 구현체가 Bluesky PDS뿐이 없다. 그래서 내가 쓴 포스트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블록체인이라고는 하지만 구현체가 Bluesky 뿐이니 결국은 Bluesky 서버에 저장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거 참... 이래서야 트위터 버전2밖에 안 되잖아.

Bluesky의 인터페이스와 기능은 트위터와 매우 흡사하며, 서버/글로벌 타임라인은 존재하지 않고 대신 내가 원하는 컨텐츠를 구독할 수 있는 Feed 기능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트위터의 추천 탭과 유사한 기능인데, 트위터와 달리 Feed는 아무나 서버를 생성해서 공급이 가능하다. 즉슨 추천 탭의 컨텐츠 공급 알고리즘을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가 이거로 욕을 좀 많이 먹긴 했지... 다만 아직까지 마음에 쏙 드는 Feed는 발견하지 못했다. 서비스 초창기라서 그러려나.

Bluesky의 핸들 네임은 기본값으로 [username].bsky.social 을 쓸 수 있고, 소유중인 도메인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일단은 도메인 소유권만 확실하다면 핸들네임을 탈취당할 염려는 없다는 점은 좋다고 봐야겠다. 대신 설정이 좀 불편하다. DNS TXT 필드를 특정 값으로 설정해 줘야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면 스스로 설정하기에는 좀 많이 어려운 상태라고 보면 된다.

Bluesky의 최대 단점은 바로 아직 베타 서비스 중이라는 점이다. 아무나 가입할 수 없고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다. 락인 효과가 있는(=사용자 수가 깡패인) SNS의 특성상, 우수수 떨어져 나오는 트위터 유저를 빠르게 흡수해야 하는데, 초대장이 너무 큰 장벽이다. 이사갈 데를 찾는 주변 트위터 유저들은 초대장이 없어서 Bluesky 계정을 못 만들고, 정작 Bluesky 내에서는 사용자가 없어서 타임라인이 심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