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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했지만 시간에 맞춘 이야기 (번역)

이 이야기는 일본의 방송인 겸 문필가인 마키무라 아사코(牧村朝子)의 기고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글 참 재미있게 썼다 싶더니 작가였습니다. 역시나.
원문은 https://note.mu/yurikure/n/n5bd0499da700

일본어를 취미로 공부하는 탓에, 약간 한국어 문법에 맞지 않거나, 원문과 조금 동떨어진 번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間に合う는 미리 그렇게 하기로 예정된 시간에 맞추어 제 때 도착하거나 행동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시간에 맞추다" 내지는 "제 때 도착하다"를 적절히 골라서 썼습니다.


「하네다 나리타 잘못간 경우」

위 문구로 검색하여 들어온 분, 그 기분 잘 알고 있습니다.
엄청 초조한거 알고 있습니다. 일단, 심호흡부터 해 보세요.
어떻게 해야 할까, 글 처음에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 당장 경로검색. 가장 빠른 경로로 가면 몇 시쯤 도착하는지 확인
  • 도착시간이 체크인 마감시간 이후인 것 같으면, 항공사에 전화하거나, 항공사 카운터에 간다. 항공편을 변경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는게 최선인지, 조언을 받는다.
  • 원래 가야 했을 공항으로 빨리 가야 하는 경우, 하네다~나리타 사이를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은 택시. 약 1시간 정도. 27,000엔 정도에 갈 수 있다.
  • 이동중에 WEB체크인이 가능하면 해 둔다. 터미널, 게이트 위치를, 공항공사 사이트의 지도에서 확인해 둔다.
  • 위탁 수하물이 없다면, 카운터에 들르지 않고 게이트로 바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항공사에 「WEB체크인을 했는데, 게이트로 바로 가도 됩니까?」라고 물어본다.
  • 침착하라. 엉뚱한데에 화풀이하지 말라. 다른 사람을 재촉하지 말라.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한 사람을, 여행/교통업계 종사자는 지금까지 계속 보아 왔고, 업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도움을 줄 것이므로, 운을 하늘과 프로에게 맡겨라. 어쩌면 비행기가 지연될 지도 모르고, 덕분에 멋진 만남이 있을지도 모른다. 인생에, 트러블이 멋진 우연으로 이어지는 일이 몇 번이고 있다.

이상입니다. 행운을 기원합니다. GOOD LUCK.

여기서부터는, 지금 막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하여,「아이고 제 때 도착할 수 있으려나」라고 생각하면서 이동중인 사람이 차 안에서 기분을 달래보려고 쓰는 경험담입니다.

실화입니다. 정말로 저는 지금부터 1시간 남짓 전에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하였으며, 으아아아아아아아~ 라고 생각하여 검색해 봤더니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하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가?」따위의 글이 나와서 「여기 있습니다아아아아아아!!」 상태가 되었고, 그럼에도 아슬아슬하게 제 때 도착하여, 「시간에 맞춘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동중 기분이 얼마나 편했을까」라고 생각하여, 이 글을 탑승 게이트 앞에서 쓰고 있습니다.

(やさしい)

그런고로, 시간 순서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출발 2시간 조금 전, 하네다에 도착

여유잖아 ㅋ, 라고 생각하면서 e티켓을 꺼냈다.
Narita
라고 쓰여있었다.
어?
상태가 되었다.

Narita? Narita라고 하면, 그 나리타? 레알? 우와, 실화냐-, 라고 생각하면서 플랫폼에 내려섰다. 일단 벤치에 앉는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지도 앱을 실행하고, 하네다 공항에서 나리타 공항까지 이동시간을 알아봤다.

1시간 30분.[1]

즉슨 출발 30분전에 공항 도착.

망했네?

상태가 되었다. 눈 멀뚱히 뜨고 집에 돌아가면 복장터지므로, 일단 항공사 카운터에 가 보기로 한다.

출발 2시간 전 항공사 카운터

「타이페이에 가시나요?」

웃는 얼굴로 공항 직원이 말을 건다.

「그렇긴 한데요...」

나는 e티켓 사본을 꺼내고, 할 말을 생각해 본다. 정말 부끄럽다.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아니 그 전에 어째서 수도권 공항으로 나리타와 하네다 두 개를 만든거야. 왜 하나로 합치지 않은거야. 합칠수 없었다고 해도, 왜 양쪽을 모두 「○田」 로 해 둔거야[2]. 너무 비슷하잖아. 둘이 사이도 좋네. 한 쪽이 나리타면, 반대쪽은 쓸데없는거 붙이지 말고, 이름 「하네」. 이거면 좋잖아. 「하네 공항」. 이거면 되잖아. 정말 날아갈 것 같은 이름[3]이잖아. 아니 애당초 나는 왜 확인하지 않은걸까. 그거야, 그거라고. 그 부분이야 너임마. 그 부분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감쪽같이,

「하네다를 나리타로 착각했습니다.」

가 되어버리는거야.

「아...」

공항 직원은 e티켓 사본을 보고,

「2시간 뒤, 나리타네요. 제 때 도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리무진 버스 시간을 보시되, 적당한 차편이 없다면 전철이 빠를 거에요」
격려해 주었다.

와아!

「버스 어디서 타나요!?」
「2층 도착층입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뛰었는데, 그러고 나서, 어, 왜 뛰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지도 앱에서 찾아봤을땐 무리였잖아?

하지만 왠지모르게 다리가 멈추지 않았다. 희망이. 희망이 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앗 나리타 행 버스가 마침 있어! 물어보자!

「저기요! 몇 시에 나리타에 도착하나요!?」
「●시●분 쯤 도착해요- (※이륙 15분 전)」
「감사합니다-!!」

그 길로 되돌아섰다.

재차 공항 카운터

「이건 변경불가한 항공권이라서...」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공항 직원이 이야기했다.
「나리타-타이페이 다음 비행기도 만석이라 탈 수 없습니다」
더블 펀치.
「오늘, 하네다 출발하는 다음 항공편을 예약하려면 20만엔 부터 나옵니다
트리플 펀치.

「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언니가 이런 일 당하면 어떻게 할 거에요!?」
무언가 곤란한 일이 있어서 가게 직원이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때, 나는 항상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겁니까」라고 묻는다.「내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면, 그 사람은 손님인 나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전기구 사용법을 모르겠을 때에도, 병원에서 여러 가지 치료법을 제시받았을 때에도,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했을 때에도.

「그러게요...」

공항 직원은 슬쩍 시계를 보고,
「서둘러야죠. 포기하지 마세요!」
슈퍼 결정대사를 풀어놓았다.

참 멋졌다.

「감사합니다! 서두를게요!」
「40분 전까지는 시간에 댈 수 있어요.(※)택시는 2층에서, 아마도 2만엔 정도 나올거에요」
달려가기 시작한 나에게, 공항 직원은 적확한 정보를 줬다.
「기운 차리시고, 서두르세요」

(주※개인 경험입니다. 40분 전까지만 도착하면 괜찮다, 고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4]

출발 2시간 전을 막 지난 시점, 택시 승강장

급하게 움직였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급하게 움직였다. 다행히도 짐은 백팩 하나. 순조롭게 택시 승강장에 도착하였다. 정장 차림의 베테랑 풍 기사가, 반짝거리는 크라운 옆에 서 있다.

「저기요! 하네다에서 나리타까지...」
라고 말하는 순간, 베테랑 기사가 뒷문에 손을 댔다.
「1시간 안에 갈 수 있을까요!?」
「해 볼게요. 2만엔은 훌쩍 넘게 나올 건데, 괜찮다면」
「비행기 바꾸면 20만 나와요! 부탁드립니다!」
나를 태우고, 자기도 타고, 기사는 「스윽」 안전벨트를 찼다. 베테랑이었다. 정말로 베테랑이었다. 차는 스윽 하고 가속했다. 2종 면허[5] 소지자의 스무스한 악셀링이었다.

「혹시 이렇게,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하는 손님이 자주 타나요?」
기사의 판단이 너무 빨랐던 탓에, 별 생각없이 물어보았다. 「하네다에서 나리타」라고 말하자마자 뒷문에 손을 댔으니까.
「아~..」
기사는 뭐라 답할지 생각하더니,
「거의 없지요」
생각한 것 치고는 가슴을 찌르는 표현이었다. 어디까지도 헛됨이 없는 사람이었다.

택시기사의 운전은 정말로 헛됨이 없고, 쓸데없는 말도 없고, 그런 모양새가 정말로 프로인 기사였기에, 나도 조용히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자코 있었다. 프로 골프선수라던지, 바둑기사라던지, 그런 사람이 시합에 임하는 것 같이 그 사람은 운전을 하고 있었다.

마음이 뒤숭숭하여 스마트폰을 만진다.

「하네다 나리타 잘못간 경우」

검색해 보니 글이 잔뜩 나왔다. 나만 그러는거 아니구나. 안심했다. 하지만, 잘 읽어보니 대체로 이런 글이었다.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하는 사람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유니콘이냐.
「3개월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합니다」
사계절인가. 아름다운 사계절인가.
「정말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왜 Yahoo!지식주머니[6]에 물어보는거야.

보면 볼 수록 기분만 축 처져서, 처진 기분을 끌어 올려줄 글을 쓰기로 했다. 제 때 도착했어요, 라고 글을 적고 싶다. 비슷한 경우를 당한 사람이 안심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니 해피 엔딩이 되면 좋겠다. 제대로 시간에 맞추면 좋겠다.

제대로 시간에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1시간 30분 전 도쿄도 / 치바현 경계 돌파 후 (좀 있어보이게 써 봄)

제대로 시간에 맞추려면. 제대로 출발시간 전에 도착하려면 시작부터 제대로 확인하고, (하네다라고) 굳게 믿고 있던 대로 이동하지 않고, 나리타로 갔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 성격은 못 되니까 무리. 이런 일도 있으니까. 그렇지. 하지만 이런 일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걸까. 확인을 잘 하는 사람이네~ 멋져~ 존경해 버리는거야~

그런 고로, 확인을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나는 확인하였다.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WEB체크인이 가능한가
  • WEB체크인이 가능하다면, 그대로 게이트로 바로 가도 되는가
  • 게이트로 바로 가려면 공항 안에서 어떤 경로로 가는게 가장 빠른가

여기에서부터, 공항공사 사이트에 접속했고, 그리고 항공사 문의창구에 전화해서 엄중히 확인하였다. 확인하니까 확인할 수 있었다. 멋지네. 확인이라는거 되는 거잖아. 확인하면 되는거잖아. 멋져~

택시 창문 밖으로, 나리타 행 리무진 버스가 보였다. 수십분 전, 내가 달려갔던 그 버스였다.

「우와, 버스를 앞질렀네요. 저 버스 타려고 했었어요.」
「그런가요. 저 버스에 탔다면 제 때 도착하지 못했겠지요.」
「왠지 인생 갈림길을 보는 기분이에요」
「오늘은 어쩌다보니 일요일이고, 정오 좀 지난 무렵이니, 도로도 비어 있습니다. 제 때 도착할 겁니다.」
베테랑 택시기사는 똑바로 앞을 본 채로 이야기했다.
「뭐, 너무 밟아대면, 회사한테서 혼나겠지만요」
나는 택시마다 비치되어 있는, 그 「고객님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같은 엽서, 이른바 에코 카드를 집었다. 인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마도 대부분 클레임만 쓰여질 파란색 엽서에, 엄청 한가득 감사하다는 말씀을 써서 이 사람이 다니는 택시 회사에 보내자. 그렇게 생각했다.

출발 50분 전 공항 도착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회사에 감사장 써서 보낼게요! 감사합니다!」
대금은 27000엔 조금 넘게 나왔다. 쓰라린 지출이지만, 후회되지는 않았다. 이런 프로의 업무를 볼 수 있다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 택시기사는 슬쩍 웃어보였다.
「이야, 괜찮습니다 손님. 『풀악셀 밟으며 달려줘서 고마워요』같은거 쓰여있는 날이면, 곤란하니까요. 하하하」
농담을 던지면서도 신용카드 리더기를 조작하는 손놀림은 정확했다.
「놓고내리는 물건 없는지 확인하세요」
순식간에 뒷문이 열렸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완벽한 사람이었다.
세계는, 업무로, 돌아간다!
캔 커피인지 뭔지의 광고 문구가 떠올랐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게이트로 뛰어갔다. 머릿속에 왠지 상쾌한 엔딩 테마가 흘러갔다. 완벽한 골이었다.

시간에 맞췄습니다

이러한 일이 있어, 시간에 맞췄습니다. 제 때 도착하였지만, 제가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많은 분들의 일을 불필요하게 크게 만들어버린 것은 확실하므로, 하다못해 감사의 의미로 사례금이라도 지불하고 싶습니다. 허나 그래도 멋지네요. 세상 속에는 다양한 전문가가 정말 많이 계십니다. 멋져요. 모두 다.

모두 확인을 게을리 하지 않고, 준비가 확실히 되어 있어, 늦잠자지 않고 지각하지 않고 확실히 회사를 굴러가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것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나 자신은 대체 얼마나 쓰레기인가 생각하게 됩니다만, 하지만 사람에게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게 있다. 할 수 있는 것을 연마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그 나름의 해결법을 생각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 연유로, 할 수 없는 저는 할 수 없는 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할 수 없는건 당신뿐만이 아닙니다」「어떻게든 해 보면 어떻게든 됩니다」「어떻게 안 되더라도 그건 또다른 멋진 우연으로 이어질 지도 몰라요. 미래에는 아직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있고, 과거에 벌어진 일의 의미는 뒤돌아본다면 알 수 있는 것이 있어요」「아마도 말이죠」식의 이야기를 써 보려고 생각했고, 글을 썼습니다.

만약 당신이, 저와 비슷하게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한 사람이라면, 그 경험이 또한 좋은 씨앗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저와 다르게 하네다와 나리타를 착각하는 일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하네다 공항에서 나리타 공항까지 전철로 이동하려면 통상 2시간 이상을 예상해야 한다. 스카이액세스 직통을 타면 출발부터 도착까지 1시간 45분 걸리고, 우에노까지 이동한 뒤 스카이라이너를 타는 루트를 고려해도 출발부터 도착까지 1시간 30분이 걸린다. ↩︎

  2. 한자 표기가 하네다는 羽田, 나리타는 成田 이다. 그래서 착각하기도 쉬운 것이고. ↩︎

  3. 하네 羽는 날개라는 뜻이다. ↩︎

  4. 이 부분은 원저자의 개인 경험에 따른 것이므로 확언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공항마다 카운터 수속 마감시간이 다르며, 국제선 기준 소규모 공항은 40분, 대규모 공항은 50분 전에 마감하는게 일반적이다. 매우 붐비는 초대형 공항은 1시간 10분전 마감하기도 한다. ↩︎

  5. 일본의 운전면허는 1종과 2종으로 구분되며, 1종은 일반 면허, 2종은 영업용 면허이다. 한국도 과거에는 1종 보유자만 영업용 차량(택시)을 몰 수 있었다. ↩︎

  6. 한국의 네이버 지식인 비슷한 서비스. ↩︎